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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틀로이드] 꼭 대치동으로 가야만 하는가?

이예이 2020. 4. 23. 04:50

 

안녕하세요?

설날 떡국은 많이 드셨나요?

 

설 지나고 나니 올해 집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님들의 글이 많이 올라오네요. 나름 가닥을 잡아보니, 지금은 좀 애매한 시점이라는 것. 발동 걸린 매수 심리는 관성의 법칙대로 움직이고 있는데 나라 안팎의 악재는 도사리고 있고 그 누구도 확언할 수 없는 시점이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카페에 오시는 분들 중 다수는 투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이신 것 같고 이왕 사는 김에 같은 값이면 투자 가치 있는 집을 사고 싶은 바램인 것 같습니다. 아님, 꼭 사고 싶은 집이 있는데. 현시점에선 자금이 부족해서 계속 집값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더 멀어지지 않기를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분들이신 것 같구요

 

그럼, 꼭 사고 싶은 집은 어떤 집인가?

 

부동산 카페에 올라오는 글을 통해 볼 때, 가장 큰 견인으로 작용하는 요소는 바로 ‘교육’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는 있는가?

입시율이 좋은 학군인가?

집 주변에 좋은 학원은 많은가?

교육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인가?

 

이렇게 ‘교육’ ‘부동산’은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습니다.

 

얼마 전,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치동 학원 정보를 묻기 위해서입니다. 좀 늦게 결혼한 탓에 아이가 고3 올라가는데 외곽에 살아서 매주 두 번은 대치동으로 아이 학원 라이드 해 주는데

**과목 괜찮은 선생님 알아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대학 때 운동권 학생으로 1년 형까지 살았던 친구로서 현재 재야 쪽에 꽤 사회 영향력 있는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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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제’가 많이 다릅니다. 

공식적, 이론적으론 사교육 비판하며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지만 자기 아이만은 어쨌든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으로 움직이는 것이 부모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 교육 때문에 강남 진입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께선 시기를 잡지 못해 걱정이 많습니다.

 

자금도 문제지만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애 교육 때문에 꼭 이사까지 해야 하나?

회의를 하면서도 왠지 낙오되는 듯한 느낌에 불안합니다.

 

우린, 결과가 좋으면 과정을 미화합니다. 반대로 결과가 나쁘면 과정 또한 폄하합니다.

 

강남권에서 교육시켜 좋은 대학 보내면 역시 좋은 환경의 결과로 여기게 되지만 반대로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괜히 아이 기만 죽였다고 생각하며 좀 더 자신감 있게 아이를 키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또한 비강남권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인 경우는 결국 공부는 자기하기 나름이라며 환경의 영향을 부인합니다. 반대로 조 헐렁한 교육환경에서 아이가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어 교육을 실패한 경우, 좀 더 좋은 학습 환경에 노출시켰어야 했는데... 후회를 하게 됩니다.

 

‘교육’도 ‘부동산’만큼 참 힘듭니다.

그냥 내버려둬도 알아서 들꽃처럼 잘 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안달복달 노력해도 엇나가는 아이가 있습니다.

 

결국 팔자소관인가요?

그래도 부모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늘 노력합니다.

 

그럼 꼭... 강남권에서 아이 교육을 시키는 것만이 최선일까요?

그에 대해선 좀 더 많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좋은 학습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잘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과정도 많습니다.

 

일전에, ‘대치동에서 많은 수포자’란 글을 썼다 삭제 했는데. 대치동에도 ‘수학 포기자’ 외에도 ‘국어 포기자’도 많습니다.

 

환경에 노출될수록 잘 하는 영어와는 달리 스스로 터득하고 응용하여 적용해야 하는 과목인 ‘국어’와 ‘수학’의 경우 무작정 학원 다닌다고 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어 ‘수능’ 45문제 중 학원의 영향을 그나마 받는 것은 ‘문학’(현대/고전) ‘문법’ 정도이고 나머지 ‘화작’과 ‘독서’는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학습 인프라’를 쌓아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

 

오늘, 저희 학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잔뜩 긴장한 아이들을 보니 갓 풀 먹인 솜이불처럼 뽀송뽀송합니다.

그러나 똑같이 긴장된 모습으로 서 있지만 벌써 시작점이 다른 아이들입니다.

 

대학 수능 시험은 고교 3년의 평가가 아닙니다. 고교 입학 때 이미 60% 정도는 진행되어 있습니다. 영어같은 경우는 외국물 좀 먹은 아이들은 당장 수능을 봐도 1등급 나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수학도 선행이 된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차이가 심합니다. 물론 머리가 특출한 아이들은 뒤늦게 시작해도 따라갈 수 있지만 그런 아이들로 일반화시켜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국어도 수능 45문제 중 독해를 다루는 ‘독서’는 인문, 사회, 철학, 과학, 예술 등등 다양한 방면의 상식 및 기본 지식을 요하는 부분들로서 생각의 통이 큰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습니다.

 

국어/수학 모의고사 완전히 한 등급 올리는데 6개월~1년 걸립니다. 4등급에서 3등급 올리는 것보다 2등급에서 1등급 올리는 게 2배 이상 힘듭니다. 특히 1등급 컷에서 만점 가까이 올리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고1, 3월 모의고사에서 국어 3등급 받은 아이가 어려운 수능에서 상위 1등급으로 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이처럼 고등학교 입학 할 때 어느 정도 학습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가?

이에 따라 고등학교 학습의 시작점이 각각 다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준비 상태의 아이들이 단지 같은 학원, 같은 프로그램으로 움직인다고 결과가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부모님들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왜 우리 아이는 머리가 나쁠까?

왜 노력이 부족하니?

자탄하고 비난하며 속이 상해갑니다.

 

그럼 학습 인프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건 강남 학원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텝 바이 스텝으로... 어릴 때부터 꾸준하고 다양한 독서력과 기초학력으로 길러지는 겁니다.

 

더 좋은 방법이 없나?

자꾸 두리번거리며 산만하게 하지 말고 선택한 교재로 뚝심 있게 꾸준히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어는 어릴 때부터 독서의 영역을 넓혀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까지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해야 합니다. 중3 겨울방학부터 고등학교 과정의 예습이 필요합니다. 그때 중요한 건, 프로그램에 의해 한 사이클 도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 시, 현대 소설, 고전 운문, 고전 산문 ‘문학’의 기본과정을 ‘문학 이론’‘작가론’ 중심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요약 노트로 작품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화작(화법과 작문), 독서는 위 문학 공부와 병행하여 매일 꾸준히 접하며 터득해 가야 합니다.

 

특히 독서는 문제를 통해 접하게 되는데. 어려운 어휘들에 익숙해지며 읽는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톱워치를 사용하여 한 지문과 그에 딸린 문제를 푸는데 걸리는 시간을 기록하게 하면 잡념을 없애고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한 바퀴 돌고 나서 다시 심화 과정으로 한 사이클 더 돌고난 후, 본격적인 문제풀이 과정으로 진입하면 됩니다.

 

1학년 때부터 기출 문제 위주로 풀게 하여 감을 높여 모의고사 성적을 높이는 학원이 많은데. 이런 경우, 문제 속에서 작품을 접하기 때문에 작품이 머릿속에 정리되어 남지 않아서 고3 때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 풀이 할 시간은 충분합니다. 나중에 풀 문제가 없어서 못 풀 정도로 시간이 많으니까 차근차근 기본기에 충실한 것이 중요합니다.

 

 

 

***

 

어이구... 국어 공부에 너무 깊이 들어갔네요.

 

공부는 애가 하는건데 왜 부모가 이런 거 알아야 하냐구요?

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아이의 가장 주요관심사와 유리된 채 어떤 대화를 나누시나요?

그리고 아이 상태를 어떻게 알고 학원 선택을 하나요?

이웃집 엄친아 다니는 곳을 선택하신다구요?

 

요즘 대치동 학원의 특징은 대형 강의 형태 아니면 개인별 맞춤식 강의 형태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1등급에서 9등급까지 함께 듣는 대형 강의는 수준보다 높거나 낮아서 시간을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준에 맞는 몇 명을 위해 수 십 명이 장학금 보태주는 형상이지요.

 

수학의 경우, 다 아는 문제를 아이들이 질문해서 선생님이 풀어주는 동안 우리 애는 기다리며 다른 부족한 공부 할 시간을 놓치고 있는 겁니다. 모르는 문제가 너무 많은데 다른 아이들은 다 알아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 우리애는 구멍 투성이로 진도만 나가게 됩니다.

 

학습 능력이 뛰어나서 대형 강의로는 시간 낭비인 아이들이나 학습에 구멍이 많거나 기초 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맞춤식 강의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애 수준은 생각도 하지 않고 거미줄 같은 시간표를 짜서 아이를 쉴 틈 없이 학원만 보내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서울대 갈 수준의 아이 프로그램과 인서울 겨우 할 아이 프로그램은 달라야 합니다. 혹시 아이가 가방 메고 나가서 공부 잘 하는 아이들 틈에 끼어 앉아 있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는 부모님 안 계십니까?

 

거기서 졸든가 공상에 잡겨 있거나 땡땡이를 치든가 집에서 게임하거나 누워 자는 모습 안 보는 것보단 낫다는 마음으로 매달 학원비 꼬박꼬박 내는 부모님들 때문에 대치동 학원가는 오늘도 성업 중입니다.

 

 

 

***

 

어디에서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시키는가가 중요합니다.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아이 스스로 묻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꾸준히 부모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입 원서를 쓸 무렵에도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타율적으로 부모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대치동 학원가를 옯겨 다닌다고 결코 그 아이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목표 의식을 지닌 자존감 있는 아이로 교육시키는 것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방향을 잡아주는 부모의 몫이고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아이의 몫이지 결코 대치동 학원가의 몫은 아닙니다.

 

 

 

 

 

출처: 부동산 스터디 https://cafe.naver.com/jaegebal/420243

 

꼭 대치동으로 가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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