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틀로이드] 어떤 집을 사야 하는가?
부동산을 선택하는데는 거의 종합 예술 수준의 능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직관력(촉)
상상력(미래 변화 가능성)
비교, 분석력(가성비+ 예측)
통찰력(단점 장점 판단)
and... 운(운빨)
사실 저는 부동산에 관심은 많지만 그냥 좋다 나쁘다 정도의 촉으로만 접근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요즘 고수 투자자들처럼 그래프 분석을 하며 논리적으로 미래 예측을 하는 전문성이 부족했죠. 쉽게 말해 대학교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멋진 집을 짓는 '건축가'가 아닌... 필요에 의해서 경험으로 집을 짓는 동네 '목수' 인 셈입니다.
다행히 부동산 운이 나쁘지 않아서 제가 선택한 건 늘 결과가 기대 이상이었고 그로 인해 자만하고 방심했으며 게을렀습니다. 그러나 작년 초 우연한 기회에 새롭게 부동산에 관심갖게 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 노력중입니다. 좀 더 분석적이고 폭넓은 시각으로 말이죠.
이에 지난 장의 아쉬움을 분석하며 스스로 정리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여러분과의 소통을 통해 더불어 성장해 보고자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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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까이 있는 호재는 오히려 놓치기 쉽다
우린 늘 가까이 있는 사람 때문에 힘듭니다. 장점으로 만났다가 단점 때문에 미워집니다. 그래서 가끔 새로운 친구를 꿈꿉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거나 잘 아는 지역은 단점이 지나치게 부각되어 인식되기에 오히려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멀리까지 더듬이의 촉을 전파하느라 눈앞의 호재를 놓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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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낡은 아파트에 지쳐서 2014년 여름 지곡동 새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택시 기사분들도 '자곡동'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자곡동 아파트
그 옆 숯내교 건너 문정 업무 단지
송파 파크 하비오
헬리오시티
위례
그 황금밭이 일궈지는 모습을 매일매일 눈 앞에서 지켜보며..
고수들 열심히 수확할 때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고도 제한 지역이라 답답하게 지어지는 '하비오'
아예 외곽이라고 코앞에 있음에도 관심조차 갖지 않은 '위례'
온통 공사장인 썰렁한 업무 단지
섣부른 선입견 내지는 잘 안다는 생각에 무심하게 스쳐 보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길 지나다보니 하비오 건너 편에 스타벅스, 올리브영, 아티제 이 셋 나란히 입점 예정이라 쓰여 있었습니다.
뭔가 강한 촉이 왔습니다.
그들이 입점한다는 것은 입지 분석이 이미 끝났다는 것인데.. 하비오를 계약하려고 부동산을 찾았습니다. 최하 6.5억 그러나 계약 직전에 포기했습니다. 아무래도 애물단지 될 것 같아 초등학교도 없고 '장지역' 8호선은 좀.. 그리곤 돌아왔습니다.
가끔 부동산 사장님들께서 말씀하십니다. 자기들은 너무 많이 알아서 투자를 못한다고..
투자자들은 플러스 마이너스 따져서 플러스 쪽에 기울면 투자를 합니다. 그러나 가까이 있는 사람은 마이너스를 100% 극대화시켜 부각합니다. 제가 샀던 부동산 중 결과가 좋았던 것들은 오래 따지지 않고(집도 안 보고 산 경우) 첫눈에 들어서 지른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가까이 있는 친구는 곁을 떠났을 때 그 빈 자리를 통해 가치를 느끼고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가까이 있는 좋은 친구를 단점만 보고 홀대하다보면 그 친구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친구에게로 떠납니다.
지금부터라도..
가까이 있는 보석같은 친구들을 사랑의 눈으로 살펴봅시다.^^
2. 선택과 집중을 하자
전 부동산 글 중 제가 모르는 지역을 소개하는 글은 보지 않고 스킵합니다.
이유는...
잘 모르는 지역엔 상상력이고 통찰력이고 뭐고.. 당췌 발동이 되질 않습니다. 남들 좋다니까 무조건 묻지마 투자를 할 수도 없고 결국은 내 촉수가 뻗치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범위 + @(영역 확장)
그 정도만으로도 투자할 곳은 차고도 넘치지요. 다만 돈이 부족할 뿐.
지난 해 집 산다고 강남 전역을 헤매던 친구는 결국은 시기 놓쳐 2~3억 비싼 값에 그렇고 그런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완전무결한 친구(아파트)는 최고 울트라일 가능성도 있지만 정말 개성없는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남 얘기할 때 한 마디도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는 친구는.. 누구도 싫어하지 않지만, 누구도 친한 친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집도 그렇습니다.
적당히 먼 억지로 역세권, 어정쩡한 학세권, 애매한 직주보다는...
확실한 초역세권, 학세권, 학원가, 직주, 부촌 이미지... 등등
특별함이 있는 곳이 좋은 것 같습니다.
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그것 때문에 버릴 수 없는 확실한 요소를 지녀야만 끝까지 살아남기 때문이죠.
3. 내 촉을 믿고 나만의 투자전략을 짜자.
가끔 자금 000 있는데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까요
고민하며 쪽지를 보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충분히 감정이입하기에 대부분은 답을 드렸습니다. 고수 입장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에게 내 생각 이야기 하듯요. 그러나 이게 참 위험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친구의 액션을 따라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내 의견을 상대에게 반영시킨다는 것은 앞으로 그의 재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매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긍정적 결과라면 다행이지만 부정적 결과가 올 경우 원망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부부 사이에도 부동산은 분쟁의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자의 포지션이 달라서 단순하게 어디 투자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은 정말 의미없다고 생각합니다.
내 상황에 맞는 맞춤식 투자법은 내 스스로 궁구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습니다.
작년 이맘 때 지금 있는 곳으로 3월에 전근하여 몇개월 걸어다니다 보니 '문정 건영'이 너무 좋아보였습니다.
가든 파이브
송파 파인타운
하비오
문정 건영
무엇보다도 이 4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넘쳐났기 때문입니다
인근 부동산 가 보니 전용 84 5.8억(급매물) 전세 4.3 1.5억 갭
1993년 산 용적율 높아서 리모델링만 가능한 아파트라 오히려 좋지 않을까?
초역세권 길 건너 하비오와 5억 갭
암만 봐도 너무 괜찮아서 조만간 결혼 할 아이 몫으로 어떨까?
지인 몇 사람에게 소개하곤
신도시 이후에...
강남 이외엔 집을 거래해 본 경험이 없어서 확신이 들지 않아 그 당시 막 알게 된 고수(?)에게 자문 구했습니다.
결론은.. 별루다!!
신봉하던 사람의 말이라 듣고 보니 그럴듯해서 접었습니다.
불과 만1년 사이
문정 건영 2.5억 상승(1.5투자)
가볍게 공공임대로 묶기도 좋은 정말 좋은 물건을 놓쳤습니다.
더불어 놓친 지인들도 함께 매우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고수 분 말을 신봉한 이유는 그분이 최근 몇년간 좋은 기회를 잡아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결과물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하니 진짜 고수는.. 좋은 기회를 잡은 사람만이 아니라 실패까지도 경험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노는 물이 같아야 합니다.
강남이나 대형 위주의 투자와 외곽의 소소한 투자는 전혀 다른 영역이거든요. 강남만 투자한 사람 눈엔 적게 투자해서 적게 먹는 사이드 지역 투자가 성에 안 차서 투자라 여겨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주로 하는 주택임대사업자 대출 내서 집 사는 것도 집값이 계속 올라 이자 이상 수익이 있거나 자신이 이자 낼 능력이 될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즉, 상황과 개인 능력에따라 투자는 케이스바이케이스란 이야기입니다. 공부를 해서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상황, 용도를 간과한 채 남이 하니까 따라하는 투자는 매우 위험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30대 때 유행하던 말이 있습니다.
"50대 때 정상에서 만나요"
제가 지금 정상에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차근차근 자신에게 맞는 투자를 하다보면.. 무리하게 앞서다 넘어지는 사람보다 더 빨리 정상에 진입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4.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자산의 5~10% 범위 내에선 씨 뿌리고 묻어두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제주변에 부유층이 제법 있는데. 요즘 아현 재개발 입주하는 아파트를 하나씩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오래 전에 아주 쌀 때 그냥 던져 둔 것들이 이제야 결실을 봐서 결혼 적령기 자식들에게 좋은 보금자리가 되고 노후 월세용으로 효자 노릇합니다.
인구에 회자되거나 위험 요소 다 사라진 안전한 투자물은 누구나 다 달려들어 오버 슈팅되기에 먹을 게 적습니다.
많이는 말고..
자신의 5% 정도는 남들 거들떠보지 않는 지역에 씨 뿌려놓고 잊어버리고 있다보면 나중에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걸 볼 수도 있습니다. 50대 이후라면 소액의 증여세를 내고 아직 부동산에 관심없는 자식 몫으로 던져두면 어떨까.. 싶습니다.
부모가 뿌린 씨앗 자식이 맛있게 열매를 따 먹을 것입니다.
작은 씨앗이지만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급한 결과물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하이 리스크가 될 수 있지요. 그러나 꽃 피고 열매 맺는 전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단, 소액 투자를 권합니다.
5. 정말 좋은 건 안 가르쳐 준다.
얼마 전 세무 상담하는데 (부동산 자산 상담도 겸해서 하는 분) 그분 말씀이... 대부분 정말 좋은 건 안 가르쳐 준다는 것입니다.
공감했습니다.
전 주변 고수들이 많지만 절대 묻지 않습니다. 실례같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을 어느 순간 알아챘기 때문입니다. 간혹 적극적으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함께 도모하는 스타일이지요. 그런 사람과는 저도 아는 건 없지만 적극적으로 공유하려 합니다.
사람은 감각의 동물입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도움을 주려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알 수 있습니다. 도움 줄 의사 있는 사람은 묻지 않아도 먼저 이야기 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물어봤자 에이스 투자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6.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
동남권은 헬리오 입주 때문에 전세값 폭락 예상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빌라에 관심갖고 알아보니 그 영역은 아파트와 전혀 별개였습니다.
20억원 이상 아파트
10억원 내외 아파트
5억 내외 아파트 혹은 빌라
2~3억 내외 아파트 혹은 빌라
각각 그들만의 리그가 있습니다. 수요 대상이 서로 다르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즉각적이지 않다는 말입니다.
작년 올해 장를 통해 많은 분들께서 '순환매'를 터득하신 것 같습니다.
8.2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 외치며 강남 집값 상한가 칠 때 멍때리던 분들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돌아서서 대체제를 찾으며 갭 메꾸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강남에 집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갈수록 강남/비강남 갭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 전역 주택 재정비
외곽 교통 편한 곳 택지 개발
교육 영향력 감소
업무 단지 외곽 분산
GTX같은 강력한 교통라인 형성
등등
굳이 넘보지 않아도 자신의 리그 속에서 안정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각 영역간의 갭이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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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댓글을 통해 배운다는 마음으로 여러분께 화두를 던져 봅니다.
건강한 한 주 되세요~~~♡
출처: 부동산 스터디 https://cafe.naver.com/jaegebal/564513
어떤 집을 사야 하는가?
부동산을 선택하는데는 거의 종합 예술 수준의 능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직관력(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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