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틀로이드] 돈 버는 일은 재미있지만, 돈만 버는 일은 재미없습니다.
어제 '경제 조기교육'에 대한 글을 올렸더니 '그럼, 노벨상은 누가 받느냐' 걱정의 댓글을 주신 분이 계십니다. 제가 쓴 글의 요점은 재테크만 가르치자는 얘기가 아니라 어릴 적부터 생활의 일부분으로 경제 관념을 키우게 하자는 얘기입니다.
"중요한 습관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습니다."
세계 전체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태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23%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경제 교육 외에도 하부르타 교육 등 창의성 교육으로 유명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어릴 때부터 가정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과학의 대명사 아인슈타인
골드만삭스의 '마커스 골드만'
빌게이츠(MS)
저커버그(페이스북)
레리 페이지 & 세르게이 브린(구글)
스티븐 스필버그(영화 감독)
번스타인(작곡가)
.......
모두 유태인입니다.
습관처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린 시절의 경제 습관이 평생을 우리와 함께 갑니다. 경제 관념을 키우는 교육은 바로 어린 시절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겁니다. 간혹 댓글 중에 배우자분은 화이트 칼라로 공부는 잘했는데 경제 관념이 없어서 힘들다 라는 글들이 있습니다.
위생관념, 경제관념, 도덕관념 등 살아가면서 중요한 많은 것들을 학교에서 모두 가르치진 않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은 도구교육입니다. 실용적인 학문을 습득하기 위해 도구가 되는 기본을 배우는 거지요.
"자식은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우리가 평생 지니고 살아가는 삶의 습관 대부분은 밥상머리 교육에서 비롯됩니다.
아빠는 일로 바빠서 (엄마도 맞벌이인 경우 바빠서)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 가느라 바빠서 일주일 내내 가족이 단 한번도 함께 식사를 못하는 집이 제법 있습니다.
'식구(食口)'란, '마주보고 함께 밥 먹는 사람'을 칭하는 말입니다. 함께 모여 밥조차 먹지 않는 관계는 이미 가족의 기능을 상실한 겁니다.
우리도 친한 사람이나 친하고 싶은 사람 만나면 '언제 밥 한번 먹자' 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밥 먹는 시간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식욕)를 해결하며 서로의 관계를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음식은 사랑입니다.
엄마의 사랑을 음식으로 확인하는 시간 아이들은 무장해제 되어 부모의 말을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됩니다. 밥상머리 교육이 상실된 상태에서 가족의 기능은 많이 사라졌고 우리 아이들의 습관 교육의 기회도 많이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돈 버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돈을 버는 일이 너무 중요하고 어쩌면 가장 재미있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매일 직장 때려치우겠다던 사람도 막상 집에서 계속 놀다보면 아침에 밥먹고 출근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자원봉사도 그렇다고 합니다. 차비와 밥값 정도의 보수라도 받아야지 무료 봉사는 오래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경제 세포를 지닌 동물인 것 같습니다.
꼭 화폐로 환산되는 경제활동 외에도 순수한 인간 관계에서도 무조건은 없습니다.
give & take
input & output
셈이 맞지 않으면 시들하니 재미가 없어집니다.
돈은 교환 기능으로서 물질적 기능 외에 정신적 보상의 기능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미 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 자식 간에도 그렇습니다. 일시적으론 모르겠지만 경제력 없이 장기간 자식에서 기대는 부모는 자식에게 커다란 짐이 됩니다.
밥이나 차 한 잔 안 사면서 어른이랍시고 무게잡는 사람을 우리는 싫어합니다.
그래서 좀 속된 말이지만 '돈이 인격'이란 말도 있습니다.
요즘은 백세 시대라 직장 관두고도 직장 다니던 시간보다(고작해야 30년도 안 됨) 더 많은 시간을 (30년 이상) 스스로 경제생활을 영위해야 합니다. 돈이 한창 잘 벌릴 때는 영원히 잘 벌릴 것 같고 자신감이 넘칩니다. 그러나 하향기에 접어들면 자신감부터 없어집니다.
제가 계속 대형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를 쓰니까
니가 대형 팔아서 그렇지?
반응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대형 안 오른다고 한다 해서 안 오를 것도 아니고 오를 상황이면 오르겠죠.
다만 저의 경험에 비추어 지금 제 생각이 이렇다.. 라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남보다 부족하게 시작했지만 운이 좋아 재테크가 적합했고 무엇보다 레버리지 실현이 가능할 만큼 남편 소득이 남보다 많았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제 활동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자 슬슬 걱정이 되고 노후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테크 방식도 40대와는 다릅니다. 이제는 차익형보다는 슬슬 수익형으로 눈이 갑니다. 40대부터 좀 더 이쪽으로 준비할 걸 좀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노후 누가 책임져 줄까요?
자식이?
국가가?
국민소득이 올라갔어도 노후대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아직 거의 미미합니다. 온전히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상황입니다. 직장 안 다니고 집에 있으면 소비할 시간이 더 많아지는데.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죽을 때까지 경제 활동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돈만 버는 일은 재미없습니다"
돈은 우리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아무리 비싼 과외를 시켜도 공부를 안 하는 아이에겐 무용합니다. 또한 부모가 엄청난 유산을 물려줬다고 자식이 더 행복하고 부모 자식 간의 사이가 좋은 건 아닙니다.
돈이 많다고 더 사람 노릇 잘 하는 것도 아닙니다. 부자임에도 인색함으로 주변인을 힘들게 하고 스스로도 상처입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최근에 남편이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 아들이 파혼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유인 즉슨, 오래 사귀던 신부감이 지방으로 직장을 얻어 갔는데. 결혼하면 관둬야 하기 때문에 직장을 선택하겠다고 파혼을 선언하더랍니다.
또 아는 언니는 아들이 곧 결혼하다고 하더니 차일피일 미루고 있네요. 이유는 신부감이 최근 직장을 옮기려고 전 직장을 관두고 시험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 떨어져서 붙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답니다. 이런 얘기들을 전해 들으면서 요즘 젊은이들 참 살아가기 힘들구나 슬퍼집니다.
결혼을 앞둔 신부가 올린 이야기가 최근 인터넷을 달구었습니다.
신랑 이름의 9억짜리 집이 있는데. 전세금 2억을 빼주고 들어가려면 융자받아서 앞으로 함께 갚아야 하니까 신부는 공동명의를 요구했고 신랑 부모는 그럼 2억을 가져오면 해 주겠다 뭐... 이런 얘기입니다.
죽네사네 사랑해서 결혼해도 서로 잘 살아가기 힘든 결혼 생활인데 걱정이 앞섭니다.
매일 야근하느라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든 아빠
학원 가서 밤늦게 오느라 부모 얼굴 보기도 힘든 아이들
맞벌이에 지쳐서 집에 오면 쓰러지기 바쁜 엄마
가족이 한 식탁에 모이기가 어렵습니다.
손바닥 위에 있는 핸드폰 속의 인터넷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삶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정이 사라지고 인간 관계의 끈끈함이 사라집니다. 자신의 영역을 누가 침범하는 것을 허용하는 인내심이 약해집니다. 혼자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니 돈에 의존하게 되고 돈 버는 일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게 됩니다. 정작 돈은 있는데. 인간 관계의 따뜻함이 사라진 세상은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가족들이 식탁에서 모여서 식사하며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사업 실패로 매우 어려웠던 대학 시절 자취하던 주인집 안방에서 들리던 달그락 소리, 간간이 들리는 웃음소리 그 행복한 소리를 들으며 오래오래 운동화 끈을 맸던 기억이 납니다.
돈을 왜 버는가?
근본적인 이유를 잊지 않도록 우리는 늘 되새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제법 아침 저녁 쌀쌀한 저녁, 온 가족이 간만에 함께 식탁에 앉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구우며 지난 일주일 간의 밀린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부동산 스터디 https://cafe.naver.com/jaegebal/770862
돈 버는 일은 재미있지만, 돈만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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