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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틀로이드] 집을 팔아서 돈을 들고 있겠다구요?국내ㆍ사회ㆍ이슈/부동산스터디 2020. 6. 7. 22:50
제가 좋아하는 미드 '왕좌의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그러나...이미 겨울입니다(Winter is here)
여기저기서 경기가 나쁘다는 소리와 집을 팔아야 하냐는 말이 들립니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매수를 묻는 쪽지가 많았는데. 이제는 팔아야 하냐는 질문이 많습니다. 쪽지 답글에서 공유하고 싶은 글 위주로 간단하게 적어봤습니다.
1. 겨울은 견디는 것이지 피하는 게 아닙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피하지 않고 견뎌낸 끝이란 걸 우리는 간과하곤 합니다.
집 한 채인 분들께서 융자 얻어서 집을 샀는데. 집값 오를 땐 잘 했다고 생각하다가 내린다니까 빨리 팔아서 융자 갚고 나머진 전세 살면서 들고 있다가 오를 때 다시 살까요?
하고 문의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두 채 이상인 분은 모르겠지만 사는 집을 팔아서 돈 들고 있는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어제 저랑 같은 아파트를 소유한 (신반포2차) 작년에 결혼한 37살 젊은분을 만났는데. 어떻게 돈을 모아서 강남 아파트를 샀냐고 물으니까?
신촌의 모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2년 거주 후 차익 챙겨서 보태서 샀다고 합니다. 처음 분양받고는 마피까지 가서 부모와 상의도 없이 분양받았다고 야단도 맞고 마음 고생도 엄청 했는데. 6.8억에 분양 받아서 11.5억에 팔고 나왔다고 합니다. 마피로 팔았거나 중간에 조금 회복되었을 때 팔았다면 지금 지니고 있는 아파트를 사진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 친구는 단지 차익만 얻은 게 아니라 재테크에서 중요한 요소인 견디는 법도 배운 것입니다.
집은 물론 살 때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계속 오른다는 전제로만 접근해서 무리하게 융자를 얻어서 사서 조정기나 하향기가 오면 집값뿐 아니라 마음고생까지 덤으로 얹어서 하다가 덤핑 수준으로 팔아치우려는 케이스를 종종 보곤 하는데. 그건 정말 지양해야 할 자세입니다.
집이 한 채인 경우는 특히 실거주인 경우는 조정기나 하향기나 상승기나 큰 의미가 없습니다. 내집 팔아서 다른 집 살 때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산 가치에 대한 만족감과 상실감의 차이만 있을 뿐.
그래서 투자를 오래 한 분들은 조정기가 와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투자 환경은 급등기보다 오히려 더 좋기 때문입니다. 오를 때 내집 비싸게 팔아서 비싼 집 사는 것보다 내집 싸게 팔고 싼 집 사는 게 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급등기에 집을 비싸게 팔 때는 시세란 게 있어서 한계가 있지만 하향기에 싸게 파는 것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못난이의 경우는 더욱 더 많이 떨어집니다. 대부분은 집값이 떨어지는 하향기에 못난이부터 팔아치우려 하는데. 고수들 중에는 오히려 못난이를 골라서 사는 분들도 계십니다. 똘똘이들보다 낙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못난이들도 상승기에는 똘똘이와 별 차이 없이 팔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유했던 대치동 선경은 하향기가 오래 지속되었을 때 로얄층보다 1.5억 싸게 샀는데(1999년)
(1999년, 1.5억은 지금과 가치가 다름) 최고가로 팔고 나왔습니다. (작년 초 상승기 시작일 때)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나중에 동호수 다시 배정받기에 동호수 따지지 말고 무조건 싼 거 사면 됩니다. 감정가 보상받는 거보다 집값 싸게 사는 게 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집을 팔 것도 아니면서 집값에 민감한 분들이 계십니다. 집은 팔기 전에 집값은 사이버 머니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중간에 올랐어도 팔 때 가격이 비싸야 합니다. 반대로 지금 값이 내려가도 애들 다 키운 후 팔아야 할 때 다시 오르면 되는 겁니다.
쌀 때 팔아서 돈 들고 있다가 오를 때 산다는 건 고수도 힘든 영역입니다. 또 쌀 때 팔아서 싸게 산다면 괜찮지만 머릿속 숫자놀이에 불과한 경우도 있습니다. 즉 내집은 가장 비싼 값에 팔고 사야할 집은 가장 싸게 산다는 생각이죠. 그게 쉬울까요?
마치 3월부터 10월까지 모의고사 중 각과목 최고 성적을 모아 놓은 걸 자기 자식의 성적이라 굳게 믿는 어머니의 꿈과 같습니다.
냉철한 현실 감각으로 접근하면 원하는 집을 얻으려면 내집은 더욱 싸게 팔 수밖에 없고 사려는 집은 비싸게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상승기에 더 오를 것이 무엇인가 잘 따져봐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집이 증권과 다른 것은 효용가치입니다. 증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고 있는 집은 나의 삶을 담고 있는 공간입니다.
이럴 혹한일수록 좋은 것만 생각하며 겨울을 견뎌야 하겠습니다.
'따뜻한 내집이 있어서 좋다'
'세금 조금 내서 좋다'
좋은 생각이 좋은 기운을 불러옵니다. 봄은 가까이에 있습니다.2. 신축은 확실한 신축, 구축은 확실한 구축으로
쪽지 내용 중에는 이상하게도 행운을 피해가면서 수년을 방황한 분들이 많습니다.
부부가 서로 싸인이 맞지 않아서 부인이 사자고 하면 남편이 막고 남편이 사자고 하면 부인이 싫다 하고 집이란 게 그렇습니다. 서울 집은 한번 오르면 5000만원 단위 이상씩 오르다보니 흐름에서 한번 비껴가면 더 내리기 전에는 사려고 마음먹기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면 오기가 생기고 결국 폭락을 주장하는 사람이 되고맙니다.
그래서 이번 조정기에는 꼭 흐름을 타 보겠다며 열심히 도움닫기하면서 준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내민 카드를 보면 대부분이 지난 시즌 많이 올랐던 이슈화된 아파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집은 한번 살 떈 적어도 10년 이상은 내다보고 사야하는데. 지난 시즌 주가를 올린 아파트들은 10년 이내의 신축들이 많습니다.
재건축 규제가 심해져서 입지보다는 신축의 주가가 사상 유례없이 높았던 시기였죠. 그러나 그런 신축도 이미 10년차를 달려가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뒤엔 20년차가 되고 그때는 이미 쇠퇴기에 접어듭니다.
집도 생성, 성장, 소멸이란 삶의 과정과 비슷한 경로를 거칩니다. 다만 집은 '부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사람과 다른 점이지요.
제가 대치동 살면서 그 과정을 고스란히 봐 왔습니다. 타팰이나 도곡동 동부센트레빌이 우선미를 능가하며 새로운 부촌으로 등극하더니 15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다시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 추세입니다.
1기 신도시 입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남 요지의 아파트를 팔고 분당 새 아파트 넓은 평수로 옮긴 분들이 많습니다만 지금은 많이들 후회하십니다. 근로 소득이 충분해서 저금한 돈으로 원하는 곳 어디든지 갈아탈 수 있다면 당장 신축에서 사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빡빡한 월급으로 한창 아이들 교육비 지출이 많고 노후대책도 해야 하는 나이에 신축을 소모하며 마냥 즐길 수만은 없습니다.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신축을 사려면 1~2년 이내의 확실한 신축을 사거나 아니면 재건축을 사는 게 좋습니다.
재건축 경우 재초환 피하지 않은 것도 괜찮습니다. 재초환 피한 단지는 이미 가격이 반영되어 그만큼 비싸고 더 평가절상된 면도 있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10억 정도 지닌 분에게 융자 얻어서 15억 정도 강남 재건축을 사라고 말씀드렸는데. 융자와 원금상환 비율 따지며 반박 댓글 쓰신 분이 계셨습니다.
맞벌이 부부인데. 실수령액 1억 정도 된다면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원금 상환은 어차피 저금이고 그럼, 이자와 비용 안 나간다고 그 돈이 따박따박 저금이 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주변에서 증권으로 돈 번 사람은 그닥 많지 않아도 부동산으로 부자 됐다는 사람은 많이 봅니다.
이유는 뭘까요?
팔고 싶을 때 쉽게 팔지 못해서가 아닐까요?
돈이나 증권에 비해 부동산은 쉽게 움직일 수 없어서 묶어 놓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돈을 지니고 있었다면 충동구매나 사행심에 사로잡혀 흐지부지 공중분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믿지 못하는 나자신 때문에 저는 부동산을 좋아합니다.
이건 우리 가족들의 보금자리값이다.
이건 미래의 희망을 꿈꾸는 값이다.
이건 나의 헛된 소비를 줄인 값이다.
이자 비용으로 다소 힘들더라도 이렇게 생각하며... 매달 수입의 일부를 융자 + 원리금 상환하며 월세 산다 생각하면서 10년 이상 버티다 보면 15억이 30억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사이 이자와 추분 빼고도 10억 가량 차익을 얻을 수 있겠지요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배관 갈고 강력한 정수기 달고 내부 수리도 깔끔하게 해서 가성비 높이면 재건축만한 투자가 없습니다.
3. 모을 수 있을 때 열심히 모으자
제가 자꾸 아이들 학교 들어가기 전에 재테크 열심히 하라고 말씀드리는데. 이유는, 교육비 지출이 늘면서부터는 정말 돈 모으기가 힘듭니다. 어려서 머릿속 공간도 작을 때 넘치도록 돈을 쏟아붓지 말고 좀 아꼈다가 필요할 때 쓰라는 말씀 드리는 겁니다.
고등학교 가면 사교육비 단위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한 과목이 아니라 여러 과목에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대형강의는 가격이 싸지만 그에 적합한 아이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우수하거나 부족한 경우는 맞춤식 교육을 해야 하는데 숫자가 작아질수록 가격이 비쌉니다.
외고나 자사고 학생들 경우 팀수업을 많이 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아이들이라 기초부터 하는 대형 강의가 시간이 아까워서입니다. 고등학교 공부는 시간 싸움입니다. 기초 과정 들을 시간에 수준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팀을 짜서 압축, 심화과정을 주로 공부하는데. 우수한 아이들이 아무 강사한테 공부를 배울 수도 없기 떄문에 대형 강의에 준하는 비싼 강의료를 10명 내외가 모아서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는 부모들 나이가 40대 후반 직장 생활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합니다. 그때 이미 재테크가 되어 있는 집과 버는대로 쓰기에 바쁜 집과의 자산 차이는 매우 큽니다. 운 좋게도 회사 임원으로 남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슬슬 퇴직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서 80살까지 자력으로 살아야 하는데. 세금을 아무리 많이 냈어도 나라에서 우리 노후를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어제 만난 젊은 분에게 차익형 수익형 적절하게 안배해서 투자하라고 권했습니다. 2억 이내의 돈이 있다길래 아파트 갭투자도 좋지만 역세권 월세용 소형 빌라나 금액이 더 가능하면 다가구같은 것도 좋다고 했습니다.
빌라나 다가구는 안 팔린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안 팔면 됩니다. 그런 집들은 십수년 월세 받으면 그거로 자신의 가치를 다하는 것이고 나중에 자식에게 증여용으로도 좋고 또 재개발 등 새로운 부활로 소유주를 기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 아파트값은 많이 올랐지만 수익형 빌라나 다가구는 많이 안 올라서 지금쯤 사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재개발은 꼭 끝까지 들고 가는 것은 아니다
가끔 재개발을 사려고 하는데 많이 진행된 위치 덜한 비싼 것을 사느냐?
아니면 위치 좋은 초기 단계의 싼 걸 사야 하느냐?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재개발은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느냐?
중간에 적당한 이익 실현하고 파는냐?
둘 중 하나의 목적을 설정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물론 입주까지 들고 가면 차익 실현이 많을 수도 있으나 적당히 사고 팔면 시간을 벌어서 또다른 기회비용을 버는 거지요. 일단 그것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입주할 거라면 빨리 되는 게 낫구요 중간에 팔아서 적당한 차익 실현하려면 위치 좋은 초기 단계 초투 적게 드는 것이 좋지요
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프리미엄을 받고 팔면 됩니다. 그건 본인의 선택 문제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수학 공식 같습니다. 그냥 비싼 게 없습니다. 재개발 단계가 진행된 게 비싼 건 변수가 많은 재개발의 혹한을 견디고 그만큼 헤쳐온 것이 대한 값이랍니다.
저의 경우는, 무조건 초투 적게 드는 거로 무너져도 타격 입지 않을 만큼 투자하는 거로 샀습니다. 빨리 되고 느리게 되는 건 팔자 소관이다 다 된 밥도 재가 뿌려지는 것이 재건축이고 재개발이기에 내 운에 한번 맡겨봤습니다.
어찌 보면 부동산은 운이 반 이상인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산 것이 큰 돈이 되어 돌아오고 전문가란 사람이 권하는 것 사도 낭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은 값이 떨어져도 형체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내 가족의 온기로 채워져 있기에 완전 꽝은 아닙니다.
그렇게 지키고 보듬으며 겨울을 견디다 보면 봄은 반드시 오니깐요.
결국 겨울 속에서 겨울을 견디는 자만이 진정한 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출처: 부동산스터디 https://cafe.naver.com/jaegebal/874848
집을 팔아서 돈을 들고 있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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